달러 vs 위안, 암호화폐 세계에서 신(新) 냉전이 시작됐다?

개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중국이 ‘위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하면서 달러와 위안의 암호화폐 전쟁이 시작된 듯한 양상입니다. 정치·경제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와 정책 당국 모두에게 깊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배경, 글로벌 금융 질서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미국의 GENIUS Act—달러 중심 스테이블코인 체제 구축

미국은 2025년 ‘GENIUS Act’를 통과시키며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내로 적극 끌어들였습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달러 혹은 국채 등을 담보로 1:1로 보유하도록 규정한 이 법은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재무부의 수요를 확대하며 달러 중심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실상 이는 디지털 달러의 성격을 띠며, 글로벌 지급 결제 네트워크를 달러가 더욱 확고히 장악하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가상화폐의 한 종류가 아닌 국가 금융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국채 수요 증대, 금융시장 유동성 관리, 국제 무역에서의 달러 우위 유지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가치가 큽니다. GENIUS Act가 시행되면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은행권과 가상자산 시장을 매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며 제도권 신뢰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2. 중국, 위안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검토

중국은 오랫동안 암호화폐를 억제해왔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위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홍콩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규제 프레임과 인프라를 구축 중입니다. 이는 위안화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는 길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중국의 무역 파트너 국가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금융 실험이 아니라 글로벌 패권 경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안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기존 달러 독점 체제를 일부 균열시킬 수 있으며,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위안화 블록체인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대형 은행과 IT 기업들이 공동 참여할 가능성이 커, 민관 협력 모델로 추진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3. 글로벌 금융 질서 변곡점—어디로 향할 것인가

현재 달러는 전 세계 지급 결제의 약 47%를 차지하며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반면 위안화의 비중은 3% 미만에 불과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런 격차가 점차 좁혀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국채와 연결되어 미국 재정과 금융시장을 뒷받침하는 반면, 중국의 위안 기반 코인은 해외 무역과 대체 결제망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금융 질서는 달러와 위안이라는 양대 축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충돌하며 재편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화폐 경쟁을 넘어, 국가 안보, 무역 정책, 국제 정치와도 긴밀히 연결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도 큽니다. 위안화는 자본 통제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낮고, 규제 일관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도전 요인입니다. 반대로 달러는 규제 체계와 시장 신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 긴장과 규제 강화가 과도할 경우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스테이블코인 전쟁은 단기적인 환율 경쟁이 아니라, 누가 디지털 금융 시대의 표준을 선점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국 정부, 기업, 투자자 모두가 이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약

• 미국은 GENIUS Act를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시켜 달러 패권을 강화했습니다.
• 중국은 위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하며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금융 질서는 두 화폐의 암호화폐 경쟁을 계기로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며, 제도·신뢰·국제정치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